Earth Day 2024

여러분이 보고 있는게 무엇인지 깨달을 때까지 이 사진은 귀엽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다리와 집게, 그리고 작고 검은 눈을 가진 작은 게가 껍데기 아래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소라게는 갑옷을 입은 친척들과 달리 부드럽고 연약한 몸을 가지고 태어나 빈 조개껍데기를 찾아 임시 거처로 삼아 스스로를 보호합니다. 소라게는 껍데기보다 몸이 커지면 더 큰 껍데기를 찾아 헤매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최근 폴란드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육지에 서식하는 소라게 종의 대부분이 조개껍질 대신 인간의 쓰레기 속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현명한 적응으로 치부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플라스틱 병 뚜껑과 PVC 배관 조각이 소라게가 바다에서 끊임없이 밀려오는 쓰레기가 있는 해변에서 발견되지 않고 지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주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진실은 끔찍합니다. 인류세는 유기 생명체가 끝없이 쏟아지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헤쳐나갈 수밖에 없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현실을 창조했습니다.